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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에 인간 디자이너는 병목일까요? 꼭 필요한 순서일까요?


토스 Ground Truth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재해석한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저는 ‘디자인을 잘하기 위해 AI를 사용한다’라는 철학 아래 AI에게 의존하거나 종속되지 않도록 경계하면서 사용하고 있는데요.
아직은 텍스트로 지시하고, 결과물을 보고, 검수하는 방식으로 인공지능과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AI를 쓰다 보면 ‘좋은 디자인’, ‘좋은 경험’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디지털 공간에서 사용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고 해도, 그 ‘좋음’이라는 게 사람마다 다르잖아요. 어떤 화면은 누군가에게는 직관적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편할 수도 있고요.


디자이너도 마찬가지로 좋은 것을 많이 보고 만들다 보면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이 생기는 것 같아요. 이건 뭔가 답답하다거나 여기서는 이 정도 여백이 있어야 한다거나 이 인터랙션은 어색하다거나 하는 것들이요.

이런 걸 암묵지라고 부르더군요.

*암묵지: 학습과 경험으로 체화돼 있지만 언어로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지식이나 노하우.

*암묵지: 학습과 경험으로 체화돼 있지만 언어로 명확하게 표현하기 어려운 지식이나 노하우.


저는 이 지점에서 AI 시대에 인간 디자이너의 역할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디자이너가 되기 전부터 되고 나서까지 좋은 디자인과 좋은 경험을 계속 보고 채워가면서 안목과 직관을 길러가는데요.
물론 이런 역량이 단순히 정보를 많이 보고 학습한다고 생기지는 않고 무수히 많은 실패를 반복했을 테고요.

번뜩이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해서 일주일을 밤새 준비한 작업물을 단 몇 분 만에 까여보기도 하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보다 더 좋은 형태가 떠오르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저도 그런 시간을 꽤 많이 보냈고요.
그 과정이 반복되면서 ‘이건 아니다’, ‘이쪽이 더 낫다’를 빠르게 알아차리는 감각이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요.


AI 시대에는 이러한 감각이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AI는 정말 많은 결과물을 아주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이제는 만드는 속도보다 그중 무엇이 좋은지 판단하고 무엇을 버리고 어떤 방향으로 더 힘을 실어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것 같아요.

단순히 AI가 만든 결과물 중 하나를 고르는 역할만을 말하는 건 아닙니다.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것부터 AI에게 방향을 주고, 결과물을 판단하고, 맥락에 맞게 다시 가공하는 것까지 결국 인간 디자이너의 몫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AI를 활용해서 무언가를 창작하다 보면 ‘아, 이만하면 세상에 내보내도 돼’라고 타협하는 지점이 생기곤 하는데요.
과거에는 며칠씩 걸렸을 결과물이 딸깍 몇 번으로 금세 만들어지고 너무 쉽게 만들어지다 보니 디테일이나 완성도에 덜 집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왜 그런지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의 경우에는 내가 직접 만든 창작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에 애정이 크지 않은 게 가장 큰 이유 같더라고요.

저는 그래서 AI에게 최상의 퍼포먼스를 보여달라고 지시하고, 만약 그 결과물을 차용하게 된다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다시 제 색깔을 입히고 디테일을 가다듬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AI가 편해질수록 오히려 마지막 판단과 마무리는 사람이 더 집요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으로는 이제 막 디자인을 시작한 분들은 정말 벅차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디자이너로서 갖춰야 할 기본기도 익혀야 하고, 동시에 AI 기술의 변화도 따라가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AI는 결국 수단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포토샵, 애프터 이펙트, 피그마 같은 툴을 능숙하게 다루고 원하는 결과물을 구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꽤 큰 경쟁력이었습니다. 지금은 AI가 그 허들을 빠르게 낮추고 있어요. 단순히 만들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예전만큼 차별화하기 어려워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좋은 것을 많이 보고, 직접 경험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보고, 왜 좋은지 설명하고, 누군가를 설득해보는 과정이 더 중요해질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 기본기는 이런 쪽에 더 가깝습니다.


AI가 만들어내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인간 디자이너는 오히려 병목처럼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하나 보고, 고민하고, 이게 정말 좋은지 판단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그 병목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빨리 만드는 것과 좋은 것을 만드는 건 같은 일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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